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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를 힘들게 만드는 보호자 유형 9가지카테고리 없음 2023. 9. 21. 20:20반응형
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아프지 않더라도 건강검진이나 접종이라던지 동물병원에 갈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이때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이 설명이 부족하다거나 불친절하거나 치료방법이나 접근방법에 신뢰가 안 생기거나 하는 듯의 이유로 불만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의사 입장에서도 분명 까다로운 보호자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수의사 눈치를 보며 행동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여러분의 강아지가 편안하고 행복한 생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 보호자분과 수의사가 파트너 관계로서 보조를 맞추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한다면 서로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진료 마감 30분 전 응급 문의
- 목줄, 케이지 없이 병원 방문
- 접종 기록, 발병 일자 등을 사실과 다르게 변경 요청
- 병원 방문, 진료 없이 약 조제만 요구
- 유기견을 입양했으니 무료 진료를 요구
- 수의사나 직원들이 물리거나 다친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김
- 안락사는 무조건 거부
- 다른 병원의 치료를 물어보는 경우
- 강아지가 아픈 것을 그저 늙었다며 방치
Photo by Alice on Unsplash 1. 진료 마감 30분 전 응급 문의
생각보다 진료 마감 직전에 오시는 분들은 당장 처치가 필요하거나 중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보호자분들이 혹시 강아지가 시간이 지나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지 않을까 하고 기다려보다가 너무 시간이 지나 강아지의 상태가 안 좋아질 대로 안 좋아져 할 수 없이 진료가 마감되기 진적에 급하게 연락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물론 수의사분들은 당연히 기다리고 치료해 주실 것이고 그럴 마음이 분명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수의사 혼자서는 검사나 치료, 처치를 하기 힘들고 심지어 직원들을 예정에 없는 야근을 시키는 것은 요즘에는 아주 힘들다는 점을 생각해주셔야 합니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인근의 야간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차라리 찾아보시는 게 훨씬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니면 그보다도 증상이 의심될 땐 너무 오래 지켜보지 마시고 빨리 병원으로 데려오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2. 목줄, 케이지 없이 병원 방문
모든 동물병원마다 안전을 위한 나름의 규칙들이 있습니다. 물론 각 병원들마다 조금의 차이점들은 있지만 거의 모든 동물병원의 공통된 규칙에는 강아지 목줄 착용, 고양이는 케이지 안에, 등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강아지가 병원 문 바로 앞에서 공포에 질려 주인의 품에서 도망쳐버리기도 하고 병원 안에서 다른 개와 싸우다가 다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의 반려견들은 대부분 착하지만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오는 공포 때문에 이 두려움이 강아지들의 본성을 자극하고 스트레스와 공격성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강아지는 반드시 목줄을 착용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목줄이 강아지에게 주는 안정감과 주인과 연결되어 있어 보호받는다는 감정도 있음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3. 접종 기록, 발병 일자 등을 사실과 다르게 변경 요청
모든 분들이 각자의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변경을 요청한다면 수의사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수의사 면허까지 박탈당할 수 있으므로 이런 요구는 하시면 안 됩니다. 엄연한 불법입니다.
4. 병원 방문, 진료 없이 약 조제만 요구
사진을 보여주고 증상만 말씀하시면서 약만 달라고 하시거나 강아지가 사납거나 커서 데려오기 힘들다는 이유로 약 조제를 부탁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물론 강아지가 너무 크거나 사납거나 등 충분히 이해 가는 상황이지만 진료 없는 약 처방은 불법입니다. 법이 이젠 엄격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수의사분들도 해드리고 싶겠지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약이 필요하시다면 꼭 병원을 방문하셔서 진료를 받으셔야 하겠습니다.
5. 유기견을 입양했으니 무료 진료를 요구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러분이 데려온 유기견은 유기견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정식으로 입양을 한 사랑스러운 가족입니다. 보호소에서 유기견을 입양하신 것은 너무나 인도적이고 박수받아야 마땅한 일입니다. 유기견을 치료하는 것에 이미 많은 수의사분들이 상황에 따라 진료비용을 할인해 주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수의사분들의 호의일 뿐이지 권리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러한 무료진료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동물을 아무리 사랑해서 수의사가 됐다고 하더라고 어쩔 수 없이 세금을 내야 하는 똑같은 자영업자이고 생활비를 줘야 할 가족도 있고 월급을 줘야할 직원 또한 있습니다. 또 많은 자영업자분들과 같이 은행에 갚아야 할 빚도 있을 것입니다.
6. 수의사나 직원들이 물리거나 다친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김
수의사나 직원들이 반려견들을 처치할 때 다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마 동물병원에서 일하신 지 오래되신 분들은 분명히 최소 한 번 이상은 물려보았을 것입니다. 심한 경우 입원치료를 받아야하는 상황도 있을 것 입니다. 동물병원 특성상 강아지와 얼굴이 가까이에 있을 확률이 높은데 그 때문에 얼굴 쪽에도 물리시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 때는 성형수술까지 받아야 할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수의사나 직원분들 본인이 조심해야 하지만 수의사분들이 진료를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보조하는 직원분들이 더 다칠 확률이 높습니다. 강아지 입장에서는 공포반응으로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만약 보호자분이 그런 상황에 오히려 강아지만 두둔하고 오히려 직원분들을 탓하시게 되면 동물병원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큰 상처가 될 것입니다. 그저 자신의 강아지는 물지 않아요 할 것이 아니라 모든 강아지는 최후의 상황에 결국 이빨을 보이게 되어있으니 견주분들의 이해가 꼭 필요합니다.
7. 안락사는 무조건 거부
요즘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종교적인 이유나 본인의 확고한 신념이란 이유로 안락사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령견들이 죽음을 앞두고 받는 고통들을 가만히 보는 것 또한 합리적이지 않고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강아지가 불편함을 넘어선 심한 고통을 받고 있고 그 고통을 수의사나 그 누구도 컨트롤해줄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결국 안락사를 권유받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것은 견주 뿐만이 아닌 수의사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바랄 것 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 너무나 큰 고통이 동반된다면 어떡하시겠습니까? 강아지들은 신념이나 종교가 없습니다. 그저 보호자분들의 선택만 믿고 의지하며 따를 뿐입니다. 고통이 심한 강아지에게 안락사는 가장 적극적인 치료의 형태이며 가장 인도적인 선택입니다.
8. 다른 병원의 치료를 물어보는 경우
진단과 처방은 각 수의사 고유의 영역입니다. 사람으로 대입해 본다면 훨씬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자기 주치의한테 진단을 받고 다른 잘한다는 선생님에게 가서 이것에대해 물어본다면 당연히 기분 나빠하며 진료를 거부할 것입니다. 그저 검사 기록지만으로 그 진단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일 것입니다. 어떤 질병이든 결국 직접 검사하고 진단한 수의사가 직접 치료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 입니다. 꼭 다른 수의사의 진단이 필요하시다면 이전 병원의 진료기록을 가지고 강아지와 함께 다른 병원을 다시 가셔서 다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며 2차 의견을 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9. 강아지가 아픈 것을 그저 늙었다며 방치
강아지가 아픈 것을 그저 늙어서 그런 거라며 진료와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나이가 들면 면역력도, 장기의 기능도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령견이라고 하더라도 질병에 따라 치료만 잘하면 충분히 삶의 질을 유지하며 잘 지낼 수 있는 질병도 많고 치료가 되지 않더라고 통증이나 증상의 완화가 가능합니다.
수의사분들 또한 사람입니다. 길거리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치킨 집을 운영하시는 분들, 큰 회사를 운영하시는 분들,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분들과 다를 바가 없는 사람입니다. 내가 이 병원의 고객이라고 해서 또는 내가 내 돈을 내고 진료를 받는 거 기 때문에 부적절한 행동이나 요구를 하시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상처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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